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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튼튼병원 언론보도

‘녹봉골절’을 아시나요
등록일 2011-02-07
활동이 많은 아이들은 넘어져 뼈가 골절되더라도 완전히 부러지기보다 미세하게 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잘 생기는 녹봉골절(綠棒骨折)이라는 질환이다.

아이의 뼈는 수분이 많아 어른에 비해 부드럽고 유연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골절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이유다. 녹봉골절은 나무의 푸른 줄기가 꺾어지긴 하지만 부러지지 않는 특성이 아이들 뼈의 성질과 비슷해서 생겨난 이름
.

이승용 서울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대개 뼈가 부러지면 우선 부기와 통증이 심하고 골절된 부위의 형태가 변하는데 녹봉골절엔 이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면서아이의 경우 의사표현이 서툴 뿐 아니라 X선 검사를 해도 환부가 자세히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녹봉골절은 놀이나 운동 중에 넘어지거나 뛰어내리다가 팔을 뻗은 채 손을 지면에 짚으면서 잘 생긴다. 주로 손목과 앞 팔뼈, 팔꿈치, 빗장뼈 등의 순서로 잘 다친다. 또 닫히는 문에 손이 끼어 생기는 손가락 골절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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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어린이의 뼈는 빨리 아문다. 같은 골절이라도 성인이 4주 정도 걸릴 때 어린이는 1, 2주면 뼈가 붙는다. 뼈에 혈액을 공급하는 막인 골막이 어른보다 훨씬 두꺼워 혈액 공급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만큼 뼈가 빨리 자라기 때문에 자칫 골절 부위를 맞추는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 중에 골절 부위가 어긋나 다시 뼈를 맞추어야 하는 경우엔 이미 골 유합이 시작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특히 손가락에 실금이 가거나, 야구공이나 농구공에 맞아 손이 펴지지 않는 경우엔 일반 골절에 비해 통증이 크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손가락을 다쳤을 때 손상 부위의 부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부기가 가라앉은 뒤에도 퍼렇게 멍이 들며 아이가 자꾸 통증을 호소할 때는 뼈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원장은녹봉골절은 어른과 달라서 깁스를 푼다고 해서 완치되지 않는다성장장애나 기형에 대비해 깁스를 푼 이후에도 2∼4개월에 한 번씩 전문병원을 방문해 뼈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검사를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