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별 의료진분들의 전문칼럼을 만나보세요
[건강칼럼] 경추통(痛)과 스마트폰 |
등록일 2019-09-02 |
2007년 1월 9일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사는 현 인류에게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바로 스티브 잡스가 그 유명한 검은 목 폴라티와 청바지를 입고 연단에서 최초로 스마트폰의 등장을 멋지게 알린 날이지요. 역사상 모든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하였을 때 그러했듯 스마트폰도 그 편의성과 대중성에 끊임없는 질문과 의혹을 받았지만, 현재 모두가 알고 계신대로 남녀노소 모두의 생필품이 된 지 오래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마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예상했겠지요. 하지만 그도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현대인의 경추통이 의료인들에게 새로운 당면과제가 될 것이라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목 관절 질환자의 수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계속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목을 굽히면 굽힐수록 목이 받는 하중이 증가하여 60도 정도 기울였을 경우 27kg에 육박한다고 하기도 하고, 고개가 1cm씩 전진할 때마다 목의 하중이 2~3kg씩 더해진다고도 합니다. 컴퓨터가 우리의 일상에 등장하면서 노인들의 전유물이던 척추관절 질환이 젊은이들에게도 급증했던 것처럼 기술혁명은 늘 새로운 질병의 유행을 불러옵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컴퓨터보다 그 접근성과 편의성이 우월하기에 노년층이 사용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척추질환과의 관련성에 있어서 그 확장력이 노년에게 미칠 정도로 큽니다. 실제로 이 글을 진료실에 앉아서 쓰고 있는 저도 최근 들어 스마트폰으로 인한 경추통을 호소하는 노년 환자 비율이 늘고 있음을 확실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경추통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 환자를 진료하며 알게 된 몇 가지 준칙을 얘기해 드리려 합니다. 첫번째, 허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이미 경추통이 생긴 환자도 스마트폰 사용만 의식적으로 줄여도 상당 부분의 통증은 완화된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생체역학적으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장시간 사용을 할 일이 생기더라도 최대한 스마트폰을 눈높이에 두고 사용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는 경추의 자연스러운 각도인 ‘C’ 자 모양을 유지해주어 목덜미의 척추세움근의 부하를 줄여주기 위함입니다.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스마트폰 거치대 사용이 괜찮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세번째가 바로 저와 같은 척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위의 두 방법을 실천해보았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분들은 정밀검사(CT나 MRI)를 통한 치료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간단한 약물치료나 주사 치료로 호전될 수도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인 방법이나 수술적 치료를 동원해야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세 가지 준칙을 따라 독자들도 현명한 스마트폰 생활을 하여,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경추통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방우석 참튼튼병원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